6. 정신과 의원을 가면 약

6. 정신과 의원을 가면 약만 준다. 
: 간혹 그렇게 느끼실 수도 있지만 실제로 그렇지 않습니다. 제가 야구를 좋아해서 야구를 예를 들어 설명 드리겠습니다. 투수가 훈련도중 어깨가 다쳤습니다. 머리로는 이 어깨로 제대로 던질 수 없다는 것은 압니다. 하지만 '시합이 얼마 남지 않았다, 주전경쟁에서 밀릴 수 있다, 야구 말고는 할 줄 아는 것이 없는데 이대론 끝이다' 등의 불안과 걱정이 선수를 가만히 두지 않습니다. 손에서 공을 놓지 못한 채 어떻게든 던질 방법만 생각합니다. 이 선수에게 필요한 것이 무엇일까요? 시간이죠. 어깨를 치료하고 회복할 수 있는 시간. 시합이든 주전경쟁이든 그 다음에 걱정할 일이죠. 
사는 것이 이렇게 단순히 눈에 보이진 않지만 정신과 치료도 비슷합니다. 누구나 지속적인 스트레스나 예상치 못한 큰 일 앞에서 뇌가 다쳐 원래 제 기능을 못할 수 있습니다. 실제 이때 뇌기능검사를 해보면 뇌가 별 기능을 못하고 있는 걸 확인할 수 있죠. 어깨 다친 것보다 큰 일이네요. 내 생각과 감정을 주관하는 뇌가 제 기능을 못하니 생각과 감정은 병드는데 그걸 스스로 알아차릴 수 없이 병든 생각과 감정에 젖어 들게 되니까요. 자존감도 낮아지고 자신감도 없어지고 의욕도 없어지고 부정적인 생각만 들고 결국 희망이 없다는 결론에 이르게 됩니다. 

이 땐 어느 정도는 약의 도움이 필요합니다. 일단 어깨가 회복되어야 시합 걱정, 주전 경쟁 걱정을 현실적으로 하고 훈련을 하든 진로를 바꾸든 할 수 있듯이 병들고 지친 뇌가 제 기능을 회복해야 현실적인 고민도 함께 하고 해결책도 찾아보고 할 수 있습니다. 많은 사람들이 정신과 약이 나를, 뇌를 이상하게 바꾼다고 생각하지만 사실 정신과 약은 원래 건강했을 때 내 모습을 찾게 해주는 것 뿐입니다. 
약 먹는다고 상황이 뭐가 바뀌느냐? 맞습니다. 상황 바뀌는 것 없습니다. 하지만 원래 내 건강한 생각과 감정을 빨리 회복하게 해주고 상처도 덜 남게 해줍니다. 그 이후는 그 때 고민하면 됩니다. 다친 어깨 회복하고 나서 야구를 계속 할 수 있을지 고민해 보자고요. 어떤 사람이든 약해질 순간이 올 수 있지만 어떤 사람도 그리 약하지 않습니다. 그거 믿기에 정신과 의사를 하는 겁니다.